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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시디언의 화려한 Graph View 에 이끌렸다면 돌아가세요

옵시디언을 처음 접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Graph View에 매혹당하는 것 같다. 나 또한 옵시디언 관련 유튜브 영상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Graph View를 보고 나도 저렇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옵시디언의 화려한 Graph View 에 이끌렸다면 돌아가세요

옵시디언을 처음 접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Graph View에 매혹당하는 것 같다. 나 또한 옵시디언 관련 유튜브 영상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Graph View를 보고 나도 저렇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Graph View의 화려함에 이끌려 옵시디언을 선택했다면 원래 쓰던 노트 앱으로 돌아가는 편이 낫다. 이 글은 Graph View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엇을 기대해야 하고, 무엇을 절대 기대해서는 안 되는지를 명확히 하기 위한 글이다.

1. 옵시디언의 Graph View는 “생각”을 보여주지 않는다

Graph View에 대한 가장 흔한 착각은 다음과 같다.

  • ❌ 내 사고 구조를 시각화해준다
  • ❌ 지식 간의 의미 있는 관계를 드러내준다
  • ❌ 복잡한 개념 간 연결을 이해하게 도와준다
  • ❌ 나만의 ‘두 번째 뇌’를 구축해준다

하지만 Graph View가 실제로 보여주는 것은 단 하나다.

“A 노트에서 B 노트로 가는 링크가 존재한다”

그게 전부다. 선 하나가 의미하는 것은 인과관계도, 중요도도, 이해의 깊이도 아니다. 단지 [[어딘가]]에 링크를 걸었다는 사실만을 보여줄 뿐이다. 마치 도시 지도에서 “이 도로와 저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정보만 있고, 왜 그 길을 가야 하는지, 어디로 향하는지는 없는 것과 같다.

2. Graph View가 화려할수록, 정보는 증발한다

노트가 20~30개일 때의 Graph View는 보기 편하다. 선명한 구조가 보이고, 각 노트의 역할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노트가 200개, 500개를 넘어가는 순간 상황은 급변한다.

  • 점들은 서로를 덮고
  • 선들은 의미 없이 교차하며
  • 중심은 사라지고 화려하기만 하다

이때 Graph View는 지도(Map)가 아니라 우주 배경 복사가 된다. 눈에는 보이지만 읽을 수 없고, 아름답지만 쓸모없다.

3. 옵시디언의 진짜 가치는 마크다운 기반 파일 지식관리이다.

옵시디언을 진정으로 강력하게 만드는 것은 Graph View가 아니다. 다음 세 가지다.

3.1 마크다운 기반 순수 텍스트

노트는 .md 파일이다. 어떤 앱에도 종속되지 않고, 100년 후에도 읽을 수 있다. 이것은 Notion 과 같은 폐쇄형 시스템과의 본질적 차이다.

Graph View는 링크를 ‘보여주기만’ 하지만, Backlink 패널은 실제로 사용한다. “이 개념이 어디서 언급되었는가?”를 즉시 확인할 수 있고, 컨텍스트를 잃지 않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다. Graph는 구경거리지만, Backlink는 작업 도구다.

옵시디언의 검색은 단순히 제목을 찾는 게 아니라 모든 노트의 본문까지 탐색한다. 과거에 적었던 문장 하나가 지금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경험, 이것이 옵시디언의 핵심 가치다. Graph View는 이 경험을 한 번도 제공하지 않는다.

4. 그럼에도 Graph View가 쓸모 있는 세 가지 순간

Graph View가 완전히 무용지물인가? 그렇지는 않다. 다만 역할이 극히 제한적이다.

4.1 고아 노트(Orphan Note) 색출

어디에도 연결되지 않은 노트는 Graph View에서 외톨이 점으로 나타난다. 이를 빠르게 찾아내어 연결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이때 Graph View는 품질 관리 도구로 기능한다.

4.2 과도한 허브 노트 감지

특정 노트가 100개 이상의 링크를 받고 있다면, 그것은 “MOC(Map of Contents)”가 아니라 쓰레기통일 가능성이 높다. Graph View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시각적으로 경고한다.

4.3 주제별 클러스터 확인

태그나 폴더를 기준으로 색상을 나누면, 특정 주제가 다른 주제와 얼마나 독립적인지 또는 섞여 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모든 경우에서 Graph View는 점검 도구다. 글을 쓰거나 생각을 정리할 때 열어보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청소’할 때 여는 기능이다.

5. Graph View에 집착하면, 노트는 얕아진다

Graph View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흔히 이런 행동 패턴이 나타난다.

  • 의미 없는 링크를 억지로 추가한다
    • (“연결이 많아야 그래프가 풍성해 보이니까”)
  • 모든 개념을 별도 노트로 쪼갠다
    • (“점이 많아야 그래프가 멋있으니까”)
  • 실제로 쓸 일 없는 노트를 만든다
    • (“그래프를 대칭적으로 만들고 싶어서”)

결과는 무엇인가? 연결은 많아지지만, 생각은 남지 않는다.

옵시디언의 핵심은 Graph가 아니라 텍스트다. 링크는 생각의 결과물이지,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Graph View를 위해 노트를 작성하는 순간, 옵시디언은 Instagram이 된다.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6. 진짜 중요한 세 가지 질문

옵시디언을 쓰며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1. 이 노트를 6개월 후에 다시 열 이유가 있는가? 없다면, 그것은 노트가 아니라 메모지다.
  2. 이 링크가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한가? 아니라면, 그 링크는 장식이다.
  3. 이 문장은 미래의 나에게 충분히 설명이 되는가? 안 된다면, 당신은 기록이 아니라 암호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Graph View가 없어도 옵시디언은 충분히 강력하다.

7. 그래프는 부산물이지, 목적이 아니다

다시 처음 문장으로 돌아가자.

“옵시디언의 화려한 Graph View에 이끌렸다면 돌아가세요.”

하지만 만약 당신이 다음을 원한다면, 옵시디언을 계속 사용해도 좋다.

  • 생각을 오래 붙잡아두고 싶다
  • 글로 사고하고 싶다
  • 연결을 ‘보여주기’보다 ‘이해’하고 싶다
  • 10년 후에도 읽을 수 있는 노트를 쓰고 싶다

그때는 Graph View를 켜지 않아도 되는 기능으로 둔 채 옵시디언을 사용하면 된다.

그래프는 장식이 될 수 있지만, 사고의 대체물은 절대 아니다. 진짜 연결은 화면에 그려지는 선이 아니라, 당신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이해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